수년 전에 심방하면서 흙을 담아 놓은 유리병을 보았습니다. 병 밑에는 “조국의 흙"이라는 설명이 붙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병 안에 “나는 조국은 사랑하지만 조국의 사람들은 사랑하지 않는다"는 생소하고 이해하기 힘든 문구가 보였습니다. 결국 저 분이 사랑하는 조국은 사람이 아니라, 흙이란 말인가? 조국의 사람을 사랑하지 않고 조국의 흙을 사랑하는 것도 사랑일까? 그런 사랑이 도대체 가능하긴 한걸까? 좀 혼란스러웠습니다. 물론 그 분이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군사 정부로부터 많은 불이익을 당해 생각치도 않게 이민자가 된 것 때문이라는 것을 압니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조국의 흙을 사랑하는 것과 조국을 사랑하는 것이 동격이 될 수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물론 묻기도 어려웠습니다. 가끔 예수님을 사랑한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