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 칼럼 177

행운과 행복

오래 전 한국을 방문했을 때, 로또를 광고하는 포스터를 본 적이 있습니다. 인기 배우 송광호씨가 로또를 듣고 만면에 웃음 짓는 사진 위에 인생역적이라고 쓴 글귀가 선명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런 광고를 보고 로또를 삽니다. 그런데 당첨될 확률은 벼락 맞을 확률이라고 합니다. 더 흥미로운 것은 그렇게 어려운 확률을 통과해서 당첨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통계였습니다. 로또에 당첨된 사람들의 85%가 파산하거나 범죄자가 되고 심지어는 마약 중독자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단지 15% 정도의 당첨자에게만 로또가 도움이 되었다고 합니다. 확률이 낮아서 그렇지 당첨만 되면 인생을 역전 시켜줄 같은 로또는 실제로 기대에 훨씬 못미쳤다는 것입니다. 당첨자들 중 다수는 당첨 된 이후에 욕심 때문에 하던 일을..

목양 칼럼 2025.04.27

부활의 몸과 소생의 몸은 전혀 다릅니다

부활의 몸과 소생의 몸은 전혀 다른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이미 죽어 장사까지 지낸 나사로를 살리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죽은 나사로의 몸에 다시 생명을 불어 넣으시자, 나사로는 무덤에서 제발로 걸어나왔습니다. 그리고 나사로는 이전처럼 베다니에서 두 누이 즉 마르다와 마리아와 함께 먹고 마시며 일상의 삶을 살았습니다. 그렇게 한정적인 시간 동안 희노애락을 느끼며 살다가 나사로도 다른 사람들처럼 늙고 병들어 죽었을 것입니다. 소생한 나사로의 몸은 시간과 공간의 제한을 받는 이 전의 몸과 동일한 몸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부활의 몸은 이전의 몸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었습니다. 예수님의 이전의 몸과 부활의 몸에는 연속성과 비연속성이 있습니다. 즉 같은 점과 다른 점이 있습니다. 도마가 확인했던 것..

목양 칼럼 2025.04.20

십자가의 정신

사순절을 보내며 가장 많이 떠올리게 되는 단어는 십자가입니다. 십자가 없는 사순절은 상상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사순절에 십자가를 묵상하는 것은 그리스도인으로서 마땅한 특권입니다. 그러나 십자가를 묵상하는 것 그 자체가 목적일 수는 없습니다. 만일 십자가를 묵상한 것 그 자체가 목적이 되면 별 의미없는 종교행위에 지나지 않고, 삶에 미치는 영향력 또한  미미할 것입니다. 그저 종교 행위에 참여 했다는 정도의 의미 밖에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십자가의 정신이 작더라도 삶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보여 주신 십자가의 정신은 자신을 낮추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다른 사람 앞에서 자신을 낮추려 하면 속에서 엄청난 저항이 생깁니다. 왜냐하면 십자가 정신은 이기심과 교만이라는 죄성을..

목양 칼럼 2025.04.13

삶과 습관

미국의 작가 윌리엄 페더가 쓴 글 중에 다음과 같은 재미 있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한 아이가 길을 가다가 우연히 5달러 지폐를 주웠습니다. 아이는 기뻐하며 그 돈으로 평소에 갖고 싶었지만 가질 수없었던 물건을 샀습니다. 그러면서 돈의 위력을 깨달았습니다. 그 때부터 그 아이는 땅을 쳐다보며 걸었고, 늘 땅에서 무언가를 주웠습니다. 그 일에 기쁨을 느끼며 고개를 숙이고 허리를 구부려 걷는 것이 습관이 되었습니다. 그는 평생 수천개의 단추와 머리핀 그리고 수 많은 동전을 주웠습니다. 그 대신 그는 평생 여유 있게 푸른 하늘을 바라보지 못했고, 길가에 핀 꽃의 아름다움을 느껴보지 못했고, 새들의 맑고 청아한 노래 소리도 듣지 못했습니다. 또한 봄날의 따스한 향기도 피어오르는 아지랭이의 ..

목양 칼럼 2025.04.06

무명의 사람들

워싱턴 DC에 가면 알링턴 국립묘지가 있습니다. 그곳에서 단연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묘지는 전직 대통령과 같은 유명인사들의 무덤이 아니라, 무명용사의 탑입니다. 그 탑에는 “여기 오직 하나님께만 알려진 명예로운 미국의 전사들이 잠들다” 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습니다. 국립묘지를 찾는 외국의 국가 원수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빼놓지 않고 무용용사의 탑을 찾습니다. 이름도 계급도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용사들의 묘는 그 어떤 위대한 왕족이나 구국의 위인 못지 않은 중대성을 갖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영국은 왕립묘지격인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무명용사의 무덤을 조성해 놓았고, 프랑스도 파리의 심장인 개선문에 조성해 놓았습니다.      성경에도 이름없는 영웅들이 참 많이 등장합니다. 나아만 장군에게 엘리사를 소개하여..

목양 칼럼 2025.03.30

최후의 만찬과 관련된 한 일화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최후의 만찬’은 참 유명합니다. 그리고 그 유명세 만큼이나 관련된 일화도 많습니다. ‘최후의 만찬’은 1491년에 시작해서 1498년까지 무려 7년에 걸쳐 그려졌다고 합니다. 1492년 다빈치는 먼저 예수님의 얼굴을 그렸습니다. 6년 동안 다른 제자들의 그림을 다 그린 후, 마지막으로 가룟 유다의 얼굴을 그릴 차례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모델을 찾는 것이 너무 어려웠습니다. 그렇게 고심하던 다빈치에게 당시 로마 시장이 로마 지하 감옥에 수백명의 살인자와 사형수들이 있느니 그 중에서 찾으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습니다.         시장의 제안대로 다빈치는 로마 감옥에 있는 죄수 중에 한 사람을 찾아 유다의 얼굴을 완성합니다. 그림을 다 그리고 그를 돌려 보내려 했는데, 그 죄수가..

목양 칼럼 2025.03.25

진리 못지 않게 진리를 전달하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설교를 하면서 늘 아쉬운 것이 있습니다. 준비한 내용을 다 전달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설교 준비하면서 깨달은 아주 중요한 내용도 설교 주제와 특별히 관계가 없으면 버려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설교에 군더더기가 붙어 매끄러집지 않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번 주에도 그런 내용이 있어 설교에서 사용하지는 못하지만, 그냥 지나치기는 아쉬워서 이렇게 몇 자 적습니다. 진리 못지 않게 진리를 전달하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내용입니다.               예수님께서 사마리아를 거쳐 예루살렘을 향해 가시다가, 한 마을에 머물게 되셔습니다. 그런데 그 마을 사람들이 예수님 일행을 환영하지 않았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불같은 기질의 야고보와 요한이 격분합니다. 야고보와 요한은 예수님을 냉대하는 마을 사람들을 이해할 수..

목양 칼럼 2025.03.16

용서와 화해 그리고 포용의 사순절

지난 수요일부터 사순절이 시작되어 오늘이 사순절 첫번째 주일입니다. 사순절은 주일을 제외한 부활절 전 40일을 의미합니다. 주일은 예수님의 부활을 기념하는 날로 작은 부활절과 같다 하여 사순절에서 제외합니다. 사순절이 시작되는 수요일을 ‘재의 수요일(ash wednesday)’이라고 하고 그 전날을 ‘기름진 화요일(fat tuesday)’라고 합니다. ‘기름진 화요일’이란 사순절이 시작되면 금식을 하거나 금육 즉 고기를 먹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미리 고기, 버터, 치즈, 우유, 계란등 동물성 지방을 충분히 섭취한데서 비롯된 명칭입니다.        ‘기름진 화요일’이라는 말과 ‘재의 수요일’이라는 퍽 대조적인 말이 보여 주듯, 전통적으로 그리스도인들은 사순절 기간을 평소와는 많이 다르게 보냈습니다. 특별..

목양 칼럼 2025.03.09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는 세상의 유일한 희망입니다

오늘은 뜻 깊은 우리교회 창립 28주년 기념주일입니다. 먼저 여기까지 인도하신 에벤에셀의 하나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또한 교회를 설립하시고 오랜 시간 헌신하신 김진호 목사님과 묵묵히 섬겨 주신 많은 교우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우리가 입버릇처럼 말하듯 예수 그리스도는 교회의 머리이시고, 교회는 존귀하신 그리스도의 몸입니다.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세상에 보여주며 세상의 변화를 주도하는 유일한 희망입니다.         그런데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교회가 세상의 유일한 희망이라는 말을 하기가 참 무색합니다. 영화나 드라마와 같은 대중매체에서 기독교인이나 성직자 캐릭터가  위선적으로 나오거나 희화화 되는 모습이 낯설지 않습니다. 아예 악한 빌런의 모습으로 등장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기독교에 대한..

목양 칼럼 2025.03.03

듣는 마음

교회학교 중,고등부 시절 솔로몬에 대한 말씀을 많이 들었습니다. 솔로몬이 왕이 된 이후 하나님께 일천번제를 드리고 지혜를 구해 하나님께서 크게 기뻐하셨고, 구한 지혜뿐 아니라, 구하지 않은 부귀와 영화까지 주셨다는 말씀을 귀에 딱지가 않을 정도로 많이 들었습니다. 그 말씀을 배울 때는 흥미는 있었는데, 마음에 와 닿지는 않았습니다. 지혜라는 말이 너무 추상적이었기 때문입니다. 세월이 지나 스스로 성경을 읽고 배우면서 솔로몬이 하나님께 구한 지혜가 다름 아닌 ‘듣는 마음’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제서야 솔로몬이 지혜의 왕이라고 불린 이유와 그 지혜의 원천이 듣는 것이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솔로몬이 하나님께 지혜 즉 듣는 마음을 구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솔로몬은 자신을 ‘아이’..

목양 칼럼 2025.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