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총 2

비움 그리고 채움

성탄을 기다리는 대강절 기간은 비움의 시간입니다. 성탄의 소식은 가장 먼저 들에서 양치는 목자들에게 전해졌습니다. 그들의 마음은 비워져 있어서 누구보다도 쉽게 성탄을 받아들이고 그 기쁨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질투심에 눈이 멀어 아기 예수를 죽이려 했던 헤롯에게도, 지식으로 인한 교만과 종교적인 자기 의로 가득했던 대제사장을 비롯한 서기관과 바리새인등과 같은 종교인들에게도, 돈버는 재미에 만삭이 된 여인에게 방을 내어줄 여유가 없었던 여관 집 주인에게도 성탄의 소식은 무의미했습니다. 해마다 성탄의 계절이 지나갑니다. 금년 성탄은 그냥 지나가는 나와 관계없는 계절이 아니라, 들판의 목자들에게 참 특별했던 첫 성탄처럼 참 특별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꼭 비워야합니다. 성탄을 기다리는 대강..

목양 칼럼 2022.12.05

2021년 11월28일 - 감사절에 느끼는 은총

비교적 어릴 때부터 교회에 다녀서 추수감사절은 많이 익숙합니다. 어릴 때 교회에서 추수감사절이면 온갖 과일과 채소로 강단을 장식했고, 예배가 끝나면 손바닥 만한 떡을 하나씩 나눠 주었습니다. 그러다 시간이 흘러 청년 때 다니던 교회에서는 떡 대신 두꺼운 책 만한 카스테라를 하나씩 나눠 주기도 했습니다. 추수의 기억이 좀 희미해질 것 같은 겨울의 초입에 지키는 추수감사절이 좀 생뚱 맞다는 생각은 했지만, 어릴 때 추수감사절의 기억은 참 풍성했습니다. 부자가 된 느낌이었습니다. 중년이 된 요즘 추수감사절을 통해 느끼는 것은 ‘회복의 은총'입니다. 직장이나 학업 때문에 타지에 있는 아이들이 돌아와 같은 식탁에 둘러 앉을 때, 참 기쁩니다. 비로소 완전체가 된 느낌입니다. 초등학교 다닐 때, 부모님의 손에 이끌..

목양 칼럼 2022.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