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 칼럼

비움 그리고 채움

JVChurch 2022. 12. 5. 00:48

성탄을 기다리는 대강절 기간은 비움의 시간입니다. 성탄의 소식은 가장 먼저 들에서 양치는 목자들에게 전해졌습니다. 그들의 마음은 비워져 있어서 누구보다도 쉽게 성탄을 받아들이고 그 기쁨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질투심에 눈이 멀어 아기 예수를 죽이려 했던 헤롯에게도, 지식으로 인한 교만과 종교적인 자기 의로 가득했던 대제사장을 비롯한 서기관과 바리새인등과 같은 종교인들에게도, 돈버는 재미에 만삭이 된 여인에게 방을 내어줄 여유가 없었던 여관 집 주인에게도 성탄의 소식은 무의미했습니다. 해마다 성탄의 계절이 지나갑니다. 금년 성탄은 그냥 지나가는 나와 관계없는 계절이 아니라, 들판의 목자들에게 참 특별했던 첫 성탄처럼 참 특별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꼭 비워야합니다.  

 

성탄을 기다리는 대강절 기간은 채움의 시간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비워 나를 채우셨던 것처럼 세상의 것을 비우고 하늘의 것으로 많이 채웠으면 좋겠습니다. 교만이라는 땅의 것을 내려 놓고, 겸손이라는 하늘의 가치로 채웠으면 좋겠습니다. 증오와 분멸이라는 죄악의 지꺼기들을 말끔히 씻어내고 사랑과 포용으로 채웠으면 좋겠습니다. 나를 파괴하는 미움을 버리고, 사랑으로 나를 북돋았으면 좋겠습니다. 강도만난 자 앞에 있던 제사장이나 레위인의 비정함을 버리고 사마리아인의 따뜻함을 채웠으면 좋겠습니다. 그럴 때, 당신을 비워 나를 채우신 주님의 그 사랑을 조금은 알 수 있을 테니까요.

 

채움은 언제나 비움을 전제합니다. 비우지 않으면 채울 수 없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심령이 가난한 자들을 향해 복이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심령이 가난한 사람들은 이미 비우고 채울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입니다. 자신도 어쩔 수 없는 자기 속에 있는 죄들, 하나님의 은총이 아니면 어찌해 볼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하나님 앞에 손을 든 사람들입니다. 이번 대강절 기간은 부지런히 비우고 채우는 시간이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성탄이 참 특별했으면 좋겠습니다. 

 

 

 

Photo by Daris Nepriahkina ua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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