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 칼럼

2021년 11월28일 - 감사절에 느끼는 은총

JVChurch 2022. 2. 22. 13:34

비교적 어릴 때부터 교회에 다녀서 추수감사절은 많이 익숙합니다. 어릴 때 교회에서 추수감사절이면 온갖 과일과 채소로 강단을 장식했고, 예배가 끝나면 손바닥 만한 떡을 하나씩 나눠 주었습니다. 그러다 시간이 흘러 청년 때 다니던 교회에서는 떡 대신 두꺼운 책 만한 카스테라를 하나씩 나눠 주기도 했습니다. 추수의 기억이 좀 희미해질 것 같은 겨울의 초입에 지키는 추수감사절이 좀 생뚱 맞다는 생각은 했지만, 어릴 때 추수감사절의 기억은 참 풍성했습니다. 부자가 된 느낌이었습니다.  

 

중년이 된 요즘 추수감사절을 통해 느끼는 것은 ‘회복의 은총'입니다. 직장이나 학업 때문에 타지에 있는 아이들이 돌아와 같은 식탁에 둘러 앉을 때, 참 기쁩니다. 비로소 완전체가 된 느낌입니다. 초등학교 다닐 때, 부모님의 손에 이끌려 방학 때면 고향 집에 가곤 했습니다. 그 때마다 할머니는 하루 종일 버스 정류장에서 기다리셨습니다. 또 인천 집으로 돌아가는 날이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드셨습니다. 그 때의 할머니 마음을 조금 이해할 것 같습니다. 명절 때가 되면 연신 이마에 땀을 훔쳐 내시며 음식을 만드시던 어머니의 마음도 알 것 같습니다. 요즘 저도 아이들이 집에 올 때가 되면 며칠 전 부터 설렙니다. 먼 길 마다 않고 찾아 온 아이들이 참 고맙습니다.     

 

이제 곧 아이들은 다시 집을 떠나 각자의 삶의 자리로 돌아갈 것입니다. 이번에 가족 안에서 누린 완전체의 기쁨이 삶에 큰 활력이 될 것입니다. 생각해 보면 구원이라는 것도 다름 아닌 회복의 은총입니다. 본래 있어야 할 자리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본래의 모습인 하나님의 가족으로, 본래의 관계인 하나님의 자녀로 돌아가는 겁니다. 욕심으로 인해 본래 있어야할 자리, 본래 맺어야 할 관계에서 벗어나 있다고 느낄 때, 회복의 은총은 더욱 더 귀합니다. 그 소중함을 이번 추수감사절을 통해 새삼 배웁니다. 그리고 완전체로 영원히 존재할 회복의 완성, 구원의 완성 그 황홀함을 소망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