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 숲을 보면 참 고요할 것 같습니다. 며칠만 숲속에서 지내면 저절로 힐링이 될 것만 같습니다. 이번에도 그런 기대가 무너지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숲은 아주 시끄럽습니다. 이번에 인디언 보호구역 안에서 3일을 지냈는데, 숲에서 지내는 것은 녹록치 않았습니다. 수많은 생명체들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끊임없이 자기 소리를 냈습니다. 또 새벽이 되기도 전에 이곳 저곳에서 울어 대는 닭소리, 각종 새소리가 끝없이 이어졌습니다. 저녁 때, 환기시키려고 잠시 창문을 열어 두었는데 수 많은 벌레들이 들어왔습니다. 어쩔 수 없이 모기향을 피우고 잤는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방바닥에 죽은 벌레들이 수북했습니다. 그 모든 일들이 다 자연스러운 일이겠지만, 이방인에게는 견디기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숲속에도 좋은 것만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한국에 나가보면, 이런 저런 이유를 대며 미국에 사는 것을 부러워하는 사람들을 많이 봅니다. 목회자들 중에도 미국에서 이민목회하는 것을 부러워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또 미국에 사는 분들 중에도 요즘 한국은 옛날의 한국이 아니라며 한국에 사는 친지들을 부러워합니다. 따지고 보면 한국에 사는 것도 장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단점도 있습니다. 그것은 미국에 사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한국에 살면서 미국에 사는 것을 부러워하는 사람들은 한국에 사는 장점 보다는 단점을 더 생각하고 미국에 사는 단점 보다는 장점을 많이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 어느 곳에 살든지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습입니다. 장점만 있는 곳은 세상에 없습니다.
황대원 작가가 책 제목으로 낸 “민들레는 장미를 부러워하지 않는다" 라는 말이 마음에 많이 남습니다. 꼭 책을 사서 읽고 싶다는 마음이 듭니다. 사람들은 민들레 보다는 장미를 더 쳐주겠지만, 그런 것에 민들레는 전혀 요동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것은 사람들의 기준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해마다 자기만의 고운 빛깔의 꽃을 피운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신이 있는 상황과 자신을 먼저 사랑한다면, 다른 사람과 비교할 이유도 부러워할 이유도 없을 것입니다. 자기를 덜 사랑하기 때문에 남을 의식하고 부러워합니다. 자기를 사랑하는 만큼 남을 포용할 수 있습니다. 자기를 사랑하는 것이 남을 사랑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