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글을 읽다가 PC라는 말을 몰라 살짝 당황한 적이 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컴퓨터를 말하는 것 같지 않은데 달리 떠오르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찾아보니 Political Correctness의 약자였습니다. 우리 말로 굳이 번역하자면 ‘정치적 올바름'일 텐데 좀 어색합니다. 의미는 편견이 섞인 언어 표현을 쓰지 말자는 것입니다. 이런 PC주의 혹은 PC 운동은 1980년대 다민족 국가인 미국에서 인권운동과 함께 대두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출신이나 성, 인종, 장애, 직업, 종교, 나이등을 기반으로한 언어적 혹은 비언어적 차별을 지양하자는 것입니다.
저는 중학교 때, 처음 영어를 배웠습니다. 그 때 남자에게는 결혼유무와 관계없이 Mr, 여자에게는 결혼 여부에 따라 결혼한 여자에게는 Mrs, 결혼하지 않은 여자에게는 Miss라는 호칭을 붙인다고 배웠습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결혼 유무와 상관없이 남자에게는 Mr 여자에는 Ms를 붙입니다. 영어를 처음 배울 때는 그런가보다 라고만 생각했고, 또 남자라서 그런지 별 생각이 없었는데, 요즘 생각해 보니 결혼 유무로 호칭을 달리한다는 것은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차별로 느낄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요즘에는 Chairman이라는 말 대신 Chairperson이라는 말을 쓴다고 합니다. 그 또한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성의 입장에서는 Chairman이라는 말이 불편할수 있기 때문입니다. PC운동의 영향으로 일환으로 혐오 단어도 설자리를 잃고 있습니다. 가령 negro는 영어 사전에 흑인이라고 되어 있는데, 사용하면 안되는 혐오단어입니다. negro라는 말 대신 African - American을 씁니다. 요즘 한국에서 ‘대머리’라는 말도 사용하면 안되는 혐오단어입니다.
‘말한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말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상대에게 모욕감을 주고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혐오 언어를 굳이 사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언어는 존재의 집이다'라는 독일 철학자 하이데거의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사람이 언어라는 집에 존재한다는 의미입니다. 언어를 통해 그 사람의 사고 방식이나 가치들을 엿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편지로 존재하는 그리스도인이기에 더욱더 언어 선택에 각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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