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 칼럼

손실회피성향

JVChurch 2024. 1. 15. 07:17

      심리학 용어에 ‘손실회피성향’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같은 정도의 이익을 얻고, 같은 정도의 손실을 보게 되었다면 이익으로 얻은 기쁨 보다는 손실로 인한 괴로움을 더욱 더 크게 느끼는 심리기제를 말합니다. 가령 어떤 사람이 투자를 해서 지난 달에는 만불의 이익을 보고, 이번 달에는 만불을 손해 봤다면 손해 본 것도 없고 이익 본 것도 없어 상실감을 전혀 느끼지 않을 것 같은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심리적으로는 손실에 의한 괴로움만 남게 된다는 것입니다. 즉 만불의 이익을 얻었을 때의 기쁨보다는 만불을 잃었을 때의 고통을 주로 기억한다는 것입니다. 평소에 짜증나고 화나고 우울한 기억은 잘 나면서도 기뻤던 기억은 잘 나지 않는 것도 같은 원리입니다.  

 

      가끔 교우들에게 한 주를 지나며 혹 한달을 지나며 가장 감사했던 일이 무엇이냐? 고 물으면 대부분의 교우들은 당황합니다. 뭔가 대답을 하기는 해야겠는데, 구체적으로 떠오르는 감사에 대한 기억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 또한 손실회피성향입니다. 분명히 감사하고 기뻤던 일들이 수도없이 많았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욕구가 충족되었을 때 느끼는 기쁨의 감정 보다 욕구가 좌절되었을 때 느끼는 부정적인 감정이 더 크게 다가오고 그것이 온 마음에 자리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쁘고 감사했던 기억은 오간데가 없고, 우울하고 원망스러웠던 기억이 선명한 것입니다. 그래서 감사했던 일이 제대로 떠오르지 않고 제대로 말할 수도 없게 됩니다. 

 

       일상에서 느끼는 소소한 기쁨과 행복의 감정을 그냥 흘려 보내고 원망과 불평의 감정에 오래 사로 잡혀 있고 익숙해 지면, 마음 속에서 기쁨을 느낄 때 스스로 기쁨을 억제하거나 회피하는 사람이 되기 쉽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자신은 기쁨이나 행복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고 스스로 생각하는 심각한 상황에 빠질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쁜 일이 있을 때 느껴지는 행복감에 민감해야 합니다. 그리고 감사한 마음이 들 때, 메모해 두거나 다른 사람들과 나눔으로 감사를 기억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그런 사람들이 슬픔 보다는 기쁨을 선택할 수 있고, 불행 보다는 행복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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