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 칼럼

절제를 연습하는 절기

JVChurch 2024. 3. 11. 19:08

          주후 313년 로마의 콘스탄틴 황제는 소위 ‘밀라노 칙령’을 통해 기독교를 공인했습니다. 기독교를 로마의 정식종교로 인정하다는 내용이며 더 이상 기독교를 핍박하지 않겠다는 선언이었습니다.  기독교인들이 주일마다 더 이상 지하 카타콤 즉 공동묘지에 가서 예배 드리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당당하게 어디서나 예배 드려도 상관이 없고, 다른 사람 눈치 보지 않고 어깨를 쭉펴고 거리를 활보해도 되었습니다. 황제는 기독교를 공인할 뿐 아니라, 교회를 보호해주고 도와주었습니다. 이교도들의 신전을 빼앗아 교회에게 주었습니다. 그래서 비로소 예배당이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전에는 예수 믿으면 손해 볼 것이 많았는데, 이제 예수 믿으면 오히려 많은 이득을 보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그러자 사람들이 교회로 교회로 몰려들었고, 세상은 예수 믿는 사람들로 넘쳐났습니다.  

 

         교회로서는 더 바랄것이 없는 황금기를 맞이한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이런 시대를 위기로 인식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온 세상이 물로 넘쳐나는 장마철에 정작 마실물이 없는 것처럼, 예수 믿는다는 사람으로 넘쳐나는 세상에서 정작 예수 믿는 사람을 찾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일군의 사람들은 자기 신앙을 지키기 위해, 예수를 제대로 믿기 위해 사막으로 산으로 들어갔습니다. 그곳에서 절제하며 자신 속에 주님을 채웠습니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 수도원입니다. 수도원은 아이러니하게도 핍박이 극심한 시기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예수 믿기에 가장 편안하고 좋은 시기에 만들어 졌습니다. 

 

        사순절은 우리가 각자의 수도원으로 들어가야 하는 시기입니다. 그곳에서 절제를 연습해야 합니다. 우리가 보다 나은 그리스도인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절제를 연습해야 합니다. 요즘 음식을 절제하지 못해 생기는 폐해가 너무나도 큽니다. 흔히 성인병으로 알려진 고혈압, 당뇨, 비만, 신장병, 각종 암이 요즘에는 성인병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20, 30대는 물론이고 심지어는 어린아이들에게서도 소아당뇨, 소아비만 같은 이름으로 나타나 문제가 된다고 합니다. 예수 믿는 것에 아무런 제약이 없는 이 시대를 살며, 우리 스스로 먹는 것, 말하는 것, 생각하는 것에 절제해야 합니다. 스스로 육신의 정욕을 절제하여 보다 나은 그리스도인의 모습을 갖추어가야 합니다. 그럴 때, 보다 영혼의 풍성함 뿐 아니라, 육신적으로도 보다 나은 삶의 질이 하나님의 은총으로 주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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