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 칼럼

자신을 아는 위대함

JVChurch 2024. 4. 28. 07:56

        주중에 자신의 부족함과 한계를 잘 알아, 능력보다 더 위대한 일을 했던 샤를마뉴 라는 사람에 대한 기록을 읽었습니다. 샤를마뉴는 9세기에 게르만 민족을 통일하고 프랑크 왕국을 세웁니다. 그는 위대한 군사 전략가고 정치 지도자였지만, 문맹자였습니다. 글을 읽기는 했지만, 쓸 줄은 모르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샤를마뉴는 자신이 정복한 지역의 사람들을 잘 교육시켜 야만인의 티를 벗게 하고 신앙을 전수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샤를 마뉴는 당시 최고의 학자이며 수도사였던 영국의 알퀸이라는 사람을 부릅니다. 그리고 전권을 주어 사람들을 교육시키고, 신앙을 전수하는 일을 하게 합니다. 알퀸은 프랑크 왕국 곳곳에 수도원을 세우고 수도원 내에 성직자를 위한 교육기관과 일반 백성을 위한 교육기관을 세웁니다. 그리고 기본적인 7개 과목, 즉 논리, 문법, 수사, 천문, 기하, 음악 등의 과목을 확정하여 가르치게 되는데 이런 과목들은 훗날 중세 유럽에서 생겨난 대학의 기초 과목이 됩니다. 또한 알퀸은 야만인들의 침입으로 인해 소실된 고대 로마의 문학, 성경, 주석서, 기도서, 예배서 등을 외부에서 수입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필사하여 각 수도원에 배포하는 작업을 합니다. 1세기 부터 8세기까지 기록된 사본 중에 지금까지 전해지는 사본이 1800여권인데 비해, 샤를 마뉴 당시에 필사한 책 중에 지금까지 전해지는 사본이 무려 7,000여권이나 될 정도로 그 양이 엄청났습니다.  이런 노력으로 야만족들의 침입으로 인해 파괴된 로마 문명이 다시 회복되게 됩니다. 이것을 카로링거 르네상스라고 하고, 13세기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르네상스의 모체가 됩니다. 

 

    만일 샤를마뉴가 자신의 부족함을 열등하게 생각해서 숨기기에 급급했다면, 게르만 민족은 바바리안 즉 야만인의 티를 벗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도 전쟁에 능한 군인이나 전제 군주 정도로만 역사에 남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샤를마뉴는 자신의 부족함을 알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오히려 자신의 능력 이상의 일을 감당해서 그가 없는 중,근대사를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족적을 역사에 남깁니다. 이렇게 자신을 아는 것은 그 무엇 보다도 중요하고 위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