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일은 제가 LA에서 부목사로 사역했던 훌러톤장로교회 창립 50주년 기념주일이었습니다. 행사를 준비하시는 분들이 영상으로 축사를 보내달라고 하셔서 보내드렸습니다. 뜻 깊은 자리였지만, 함께 할 수 없어 교회 홈피에 올라 있는 영상을 찾아 보았습니다. 영상을 통해 기념예배, 임직식, 축하 음악회등 다채로운 행사를 볼 수 있었습니다. 영상 속에는 낯선 인물도 있었지만, 친숙한 인물도 꽤 많았습니다. 친숙한 분들의 모습에서 지나간 세월이 짧지 않았음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원로가 되신 목사님의 설교 모습에서 영상으로 축사하는 옛 동역자들의 모습에서 또 임직 받으시는 분들의 모습에서 세월의 흔적이 역력했습니다. 다른 분들은 영상으로 축하사는 제 모습에서도 세월을 느꼈을 것입니다.
많이 흐른 세월과 함께 변함없으신 하나님의 손길도 느꼈습니다. 교역자로 동역했던 분들이 여전히 제 몫을 감당하고 있는 모습에서 또 미숙해서 교역자들의 손길이 많이 필요했던 분들이었는데, 이제 성숙하여 중직자로 세워지는 모습에서 보이지 않는 손으로 일하시는 하나님의 역사를 볼 수 있었습니다. 또 보이지 않는 분들의 자리는 새로운 사람들로 채워지고 변함없이 이어지는 사역의 모습에서 교회를 통한 하나님의 역사는 변함이 없다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지금은 저를 기억해서 축하 영상을 보내 달라고 하지만, 좀 더 세월이 흐르고 나면 그런 부탁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살았던 삶은 긴 직선에서 한 점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한 줄의 역사로 남다가 나중에는 그 마저도 사라질 것입니다. 그렇다고 의미가 없거나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람의 기억에서는 사라지지만, 하나님의 기억에서는 또렷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동일선상에 있는 수많은 점들이 모아져 직선을 이루듯, 수 많은 사람들의 헌신을 통해 하나님의 역사는 이루어 감을 봅니다. 긴 직선에서 한 점이었다는 것이 보람이고 기쁨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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