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 칼럼

2022년 2월 27일 - 회복과 화해의 사순절

JVChurch 2022. 2. 27. 23:41

금주 수요일은 사순절이 시작되는 재의 수요일(Ash Wednesday)입니다. 부활절인 오는 4월 17일까지 주일을 뺀 40일을 사순절이라고 합니다. 사순절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미리 준비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시작되었습니다. 3세기 초 까지는 기간이 정해지지 않은 채, 대체로 이틀이나 사흘 정도 지켰습니다. 그러다가 주 후 325년 니케아 공의회를 통해 사순절 기간이 40일로 정해집니다. 그런데 동방교회는 토요일과 주일을 제외한 7주를 지켰고, 서방교회는 주일을 제외한 6주를 지키면서 다소 혼돈이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6세기 교황 그레고리 1세의 명령으로 오늘 우리가 지키는 형태의 부활절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전통적으로 그리스도인들은 주님의 고난에 참여하기 위해 사순절 기간에는 금식을 했습니다. 하루에 한끼만 먹되 육류는 금했습니다. 주로 채소와 생선 계란 등을 먹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건강상 그런 규칙을 지키기 어려운 사람들이 많아 조금 완화되었고, 13세기에는 육류를 제외한 간단한 식사를 허용했습니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자신이 좋아하는 특정한 음식을 피하거나 고난주간에 하루 한끼 정도 금식하는 등 다양한 모습으로 주님의 고난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리스도인들이 사순절 기간을 평소와는 좀 다른 마음가짐으로 보낸다는 점은 시대와 지역을 초월해서 큰 차이는 없습니다. 

 

사순절 기간에 그리스도인들이 했던 금식 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금식으로 모아진 돈으로 선물을 사서 사소한 다툼이나 오해로 관계가 소원해진 사람이나 관계를 회복해야 할 사람을 찾아가 선물하는 것입니다. 사순절에 선물을 받는 사람들은 특별히 설명하지 않아도 그 의미를 잘 알기 때문에 아주 많이 감동했다고 합니다. 금식이 단순히 개인의 경건생활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관계를 회복하고 화해하는 더 적극적인 일로 이어졌던 것입니다, 이런 사순절의 전통은 오늘을 사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꼭 계승 발전시켜야할 덕목입니다. 왜냐하면 회복과 화해보다 사순절의 정신을 더 잘 담을 수 있는 말이 없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