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최후의 만찬’은 참 유명합니다. 그리고 그 유명세 만큼이나 관련된 일화도 많습니다. ‘최후의 만찬’은 1491년에 시작해서 1498년까지 무려 7년에 걸쳐 그려졌다고 합니다. 1492년 다빈치는 먼저 예수님의 얼굴을 그렸습니다. 6년 동안 다른 제자들의 그림을 다 그린 후, 마지막으로 가룟 유다의 얼굴을 그릴 차례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모델을 찾는 것이 너무 어려웠습니다. 그렇게 고심하던 다빈치에게 당시 로마 시장이 로마 지하 감옥에 수백명의 살인자와 사형수들이 있느니 그 중에서 찾으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습니다.
시장의 제안대로 다빈치는 로마 감옥에 있는 죄수 중에 한 사람을 찾아 유다의 얼굴을 완성합니다. 그림을 다 그리고 그를 돌려 보내려 했는데, 그 죄수가 갑자기 다빈치에 말을 건넸습니다. “저를 정말 모르시겠습니까?” 다빈치는 “제가 당신을 어떻게 알겠습니까?” 라고 가볍게 대답했습니다. “아니 6년 전 내가 19세 때, 당신이 나의 얼굴을 보고 예수님의 얼굴을 그리지 않았습니까?”라고 그 죄수가 말을 이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보니 그제서야 생각이 났습니다. 정말 그 사람이 맞았습니다. 다빈치는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어떻게 그렇게 영광스럽고 깨끗했던 젊은이의 얼굴이 저렇게 험상 굳은 최악의 살인마의 얼굴이 될 수 있었을까? 그 일이 있은 후 다빈치는 다시는 예수님의 얼굴을 그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 일화는 예수님을 배신했던 가룟 유다가 다른 사람들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아주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해 줍니다. 예수님의 얼굴을 한 사람도 언제든지 가룟 유다의 얼굴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가룟 유다는 다른 예수님의 제자들과 다른 별종의 인물이 아니었습니다. 다른 제자들처럼 가룟 유다도 예수님께서 밤새 기도하신 후에 택하신 제자였고, 3년 동안 동거동락하며 하나님 나라를 꿈꾸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가룟 유다의 마지막 모습은 끝까지 예수님을 사랑하고 복음을 위해 순교했던 다른 제자들의 모습과는 사뭇다른 것이 한편으로는 놀랍고 다른 한편으로는 무섭습니다.
'목양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삶과 습관 (0) | 2025.04.06 |
---|---|
무명의 사람들 (0) | 2025.03.30 |
진리 못지 않게 진리를 전달하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0) | 2025.03.16 |
용서와 화해 그리고 포용의 사순절 (0) | 2025.03.09 |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는 세상의 유일한 희망입니다 (0) | 2025.03.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