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 칼럼

2021년 10월17일 - 딸과 통화하고 드는 생각

JVChurch 2022. 2. 22. 13:27

저희 둘째 아이가 휴학하고 현재 하이티에 가 있습니다. 하이티는 일전에 대통령이 괴한들에 의해 살해되는 일이 벌어질 정도로 치안이 엉망인 나라입니다. 경제적으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중남미 국가 중에 최하위 입니다. 그래서 참 많이 걱정했는데, 다행히 잘 지내고 있습니다. 오전에는 두 번째 병원을 설립하는 선교사님의 일손을 돕고, 오후에는 학교에 나가 영어를 가르친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짬짬이 고아원에 나가 아이들을 돌본다고 합니다. 그런데 저희 아이가 전해 준 고아원 이야기가 마음에 남아 교우들과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 몇 자 적습니다. 

 

저희 아이가 고아원을 방문하면서 보니, 다른 원아들에 비해 10대 여자 아이들의 표정이 유난히 어두웠다고 합니다. 이유가 있었는데, 그 아이들은 같은 고아원이나 주변 지역 사람들에게 성폭행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임신 하게 되면 고아원에서 쫓겨나게 된답니다. 아이를 낳으면 고아원에 맡기고, 매춘을 하거나 다른 사람들의 두 번째, 세 번째 부인이 된다고 합니다. 10대 여자 아이들은 자기들에게도 그런 불행한 일이 생길까봐 경계하고 두려운 마음에 표정이 어두운 것이라고 합니다. 저희 아이는 동역하는 친구와 함께 이런 문제들을 글로 정리하여 고아원 사역에 대한 일종의 메뉴얼을 만들고 있다고 합니다. 글로 잘 정리한 내용이 다음에 고아원 사역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되고, 더 나아가 고아원이나 시 당국이 임신한 아이들을 내보내지 않고 도울 수 있는 실제적인 방안을 마련하는데 자극제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또 적어도 같은 고아원 내에서의 성범죄 만큼은 예방하는 교육 자료로 쓰였으면 좋겠다고도 했습니다.

 

아이와 통화하면서 마음이 좀 무거웠습니다. 세상에는 참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이 미치지 못하고 인간의 죄성이 난무하는 곳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대명천지에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하는 탄식이 저절로 듭니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 지역에 사는 것을 감사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분명히 감사해야 하겠지만, 동시에 책임감도 느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은 언제나 하나님의 사람들을 통해 그 영향이 미쳐졌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우리교회 사역을 통해 죄와 어둠의 권세가 물러가고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이 임하는 지역이 생겨났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