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 칼럼

2021년 11월14일 - 감사가 먼저입니다.

JVChurch 2022. 2. 22. 13:31

한국에서 청년부 담당 목사로 사역할 때 일입니다. 추수감사주일 예배 드리면서 청년들 몇 명에게 무엇이 감사한지 말해 보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반응들이 참 다양했습니다. 교회 오래 다닌 친구들은 상투적으로 하는 진부한 감사로 자기 순서를 넘겼습니다. 그런데 좀 진지하게 생각하는 친구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작년이나 올해나 지난 달이나 이번 달이나 어제나 오늘이나 특별히 달라진 것이 없는데, 도대체 무엇을 감사하라는 거냐? 는 식이었습니다. 충분히 이해할 만합니다. 사람들은 내가 원하는 것이 이루어졌을 때, 하는 것이 감사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감사를 그렇게 생각하면 사실 감사할 일이 별로 없습니다. 평생을 살면서 감사할 일은 손에 꼽을 정도일 것입니다. 

 

2년 째 이어지는 코로나로 인해 참 많이 불편하지만 좋은 것도 있습니다. 당연히 누리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평범한 일상이 소중하고 감사하다는 것을 깨달은 것입니다. 사람들이 함께 모여서 음식을 나누고 차를 나누는 그 어울림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전에는 몰랐습니다.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것,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는 것, 걸을 수 있는 것,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것, 믿음의 공동체가 있는 것, 생각하면 참 감사한 일인데,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감사한 줄 모릅니다. 참 어리석게도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잃고 나서야 비로소 얼마나 값진 것인지를 깨닫습니다. 

 

감사는 무엇에 대한 반응이 아닙니다. 그러면 절대로 범사에 감사할 수 없습니다. 감사가 먼저입니다. 원하는 상황이든 원하지 않던 상황이든 감사가 먼저입니다. 감사는 참 특별합니다. 감사하고 나면 내가 갑이 되고 상황이 을이됩니다. 원하지 않는 상황에 처해 있어도 먼저 감사하면 내가 갑이 되어 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원망하거나 불평하면 상황이 갑이 되고 내가 을이 됩니다. 상황에 대해 수동적이게 됩니다. 끌려다니다 결국에는 자포자기하게 됩니다. 감사는 하나님의 축복을 여는 열쇠입니다. 감사가 감사를 불러 감사하는 사람에게 감사거리가 더 많아집니다. 감사가 먼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