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 칼럼

2021년 11월21일 - 감사하지 못하는 이유

JVChurch 2022. 2. 22. 13:33

헬렌 켈러의 작품 중에 “사흘만 볼 수 있다면"이 있습니다. 이 책에서 헬렌은 3일 동안 볼 수 있는 특권이 주어진다면 무엇을 하며 3일을 보낼 것인지를 상상합니다. 가장 먼저 헬렌은 스승 설리반을 찾아가 선생님의 모습을 마음껏 바라보며 가슴 깊이 새기겠다고 했습니다. 볼 수 없을 때에도 잊혀지지 않고 기억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그 다음에는 산으로 들로 다니며 아름다운 꽃들과 나무들을 보고, 저녁에는 붉은 노을을 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둘째 날은 일출을 보며 하루를 열어 오전에는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을 돌아보고, 오후에는 미술관, 그리고 저녁에는 별이 가득한 밤 하늘을 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마지막 날에는 브로드웨이에서 공연을 보고, 영화도 보고, 도시 한복판으로 나와 쇼윈도에 진열된 아름다운 상품들을 보며 집으로 돌아와 다시 눈을 감고 3일 동안 볼 수 있는 은총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 기도를 드리겠다고 했습니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누리는 아주 평범한 일상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이룰 수 없고 그저 소망으로만 남을 수 밖에 없는 소원이라는 것에 놀랐습니다. 헬렌 켈러의 입장에서는 보는 것, 말하는 것, 듣는 것 그 모든 것이 상상 속에서만 가능한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마음대로 말하고, 듣고, 볼 수 있다는 것은 특권 중에 특권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그런 것에 감사하는 사람은 참 드뭅니다.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만약에 일년 중에 단 하루만 하늘의 별을 볼 수 있다면, 사람들은 그 날 저녁을 굉장히 특별하게 생각할 것입니다. 만사를 제쳐 두고 별을 보려고 할 것입니다. 그런데 마침 그 날 날이 흐려 별을 볼 수 없으면 엄청 아쉬워할 것이고 보면 다행스러워할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생각해 보면 매일 별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참 감사한 일입니다. 그런데 매일 별을 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는 사람은 참 드뭅니다.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행동은 생각에 좌우됩니다. 생각에 분노가 많은 사람은 행동도 표정도 거칠 것이고, 생각에 감사가 많은 사람은 행동도 표정도 온유할 것입니다. 그런 행동들이 반복되면 습관이 됩니다. 또한 습관은 그 사람의 인격이 되고 운명이 됩니다. 살아가는 일상을 당연하게 여기고 나면 감사할 것이 없고, 오히려 감사하는 것이 이상할 것입니다. 그런데 일상은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닙니다. 은총입니다. 마땅히 감사해야 합니다. 그렇게 감사가 습관이 되고 인격이되는 축복의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