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 칼럼

2021년 12월5일 - 비우고 낮추는 계절

JVChurch 2022. 2. 22. 13:36

인간은 스스로 구원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그 뿐 아니라, 구원이 필요하다는 사실 조차도 스스로 깨달을 수 없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예수 그리스도가 누구신지에 대해 관심이 없습니다. 성탄의 의미는 날로 퇴색해져 연말연시 흥청거리는 분위기에 묻혀 지나가기 일쑤입니다. 대강절은 인간 스스로 구원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절망과 좌절에서 벗어나는 기간입니다. 깊은 절망의 벼랑 끝에서 만나는 기쁨, 그로 인해 다시 시작되는 소망이 예수 탄생을 통해 느끼는 기쁨이며 소망입니다. 

 

구약의 마지막 선지자인 말라기 이후 부터 세례 요한이 등장하기까지 400여 년을 신구약 중간기라고 합니다. 이 시기에는 활동한 선지자가 없어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듣지 못했습니다. 그 기간 동안 이스라엘은 페르시아, 그리스, 로마의 지배를 차례로 받으며 고통의 세월을 보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의 시름이 깊어지면서 메시아를 기다리는 열망은 더 간절해졌습니다. 사람들의 이런 열망을 이용하려는 거짓 선지자들이 나타나고 사라지기를 반복했습니다. 그런 혼란의 시절을 지나 하나님의 때에 예수님께서 미가 선지자의 예언대로 유대 땅 베들레헴에 태어나셨습니다. 그런데 그 예수님을 알아보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의 마음이 너무나 높은 곳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동방박사들은 메시아를 만나기 위해 화려한 제국의 수도 로마로 가지 않았습니다. 이스라엘의 수도 예루살렘에도 가지 않았습니다. 동방박사들이 메시아를 만난 곳은 화려한 궁궐이 아니라, 베들레헴에 있는 작고 초라한 여관의 마구간이었습니다. 예수님의 탄생을 보며 함께 기뻐했던 사람들은 제국을 움직이는 로마의 권력자들도 아니었고, 예루살렘의 종교 지도자들도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들에서 양을 치던 목자들이었습니다. 

 

우리의 심령을 말구유처럼 비우고 마구간처럼 낮추는 것, 그 비움과 낮아짐이 대강절을 지나는 그리스도인의 신앙입니다. 비우고 낮아진 심령을 가진 사람만 아기 예수님을 새롭게 영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