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 칼럼

나만의 감사를 드립시다

JVChurch 2022. 11. 15. 22:13

셋째 아이가 어릴 때의 일입니다. 다음 주면 아빠 생일인데 무슨 선물을 받고 싶냐고 물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정색을 하며“네가 무슨 돈이 있다고 아빠 생일 선물을 사느냐?”고 되물었습니다. 그러자 아이는 2불내지 3불 선에서 받고 싶은 선물을 말하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아이는 껌도 좋고 과자도 괜찮다고 했습니다. 둘 중에 하나를 고르라는 의미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조금 생각하다가 “그러면 1회용 면도기 하나를 사달라”고 했습니다. 아이의 마음이 기특해서 그 마음을 받고 싶었습니다. 아이의 마음을 좀 오래 나누어 기억하고 싶었습니다. 저는 그 때 선물로 받은 1회용 면도기를 여행용 가방에 넣고 여행할 때마다 몇 번 아주 요긴하게 사용했습니다. 그 때마다 참 행복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우리는 조수미같은 성악가처럼 노래를 잘 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우리에게는 우리만의 노래가 있습니다. 세련되지 않고 투박하고 완성도가 낮아도 나에게는 내 노래가 최고입니다. 그 누구의 노래와도 비교할 수 없는 특별함이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누구의 것도 아닌 내가 살면서 느끼는 오직 나만의 정직한 기쁨과 슬픔을 얹었기 때문입니다. 기립하여 환호하며 앵콜을 외치는 사람이 없어도 상관없습니다. 그것은 노래 잘하는 스타들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의미없는 소리로 치부해도 상관없습니다. 그것은 나를 모르는 사람들의 자연스런 반응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오직 내게는 나를 담은 내 노래 뿐입니다. 

 

금년 한 해 동안도 신실하신 하나님께서 우리 각자의 삶을 인도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올해도 우리와 함께 하시며 다른 사람들과 전혀 다른 하나님과 우리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주셨습니다. 우리 각자가 그 이야기의 주인공입니다. 우리를 사랑하시고 인도하시고 기가 막힐 웅덩이에서 건져 반석 위에 세워 주셨습니다. 길이 끝나는 것같은 절박함 속에서 새 길을 열어 주졌습니다.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은 올해도  올해도 나의 하나님이셨습니다. 오직 나의 하나님께 다른 사람들과 다른 내가 드릴 수 있는 나만의 감사를 드려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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