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 칼럼

감사로 매듭짓기

JVChurch 2022. 11. 24. 01:25

산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 매듭을 만드는 일입니다.  나무가 나이테를 만드는 것처럼 말입니다. 삶의 매듭은 과거를 정리하고 새로운 시작을 하게 합니다. 매듭들이 모아지면 천조각들이 모아져 만들어지는 멋진 패치워크처럼 삶이 풍성해 집니다. 오늘이 추수감사주일이니 금년도 한 달여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올해도 예년처럼 우리 삶에는 참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올해도 다사다난합니다. 이제 한해를 서서히 매조지 할 때입니다.  

 

요즘 저는 야곱이라는 인물을  많이 생각합니다. 야곱이라는 사람이 참 매력적인 것은 그의 마지막 매듭이 참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나이를 묻는 바로 에게 대답할 때 했던 것처럼 야곱은 참 험악한 세월을 보낸 사람입니다. 한이 겹겹이 쌓일만한 삶이었습니다. 라반과 싸우며 치열하게 살았던 20년, 네 아내와 열두아들 사이에서의 끊없는 다툼 속에 편한 날이 없었습니다. 침상을 범한 아들, 세겜 사람들을 속여 도륙하고 약탈하는 비열한 자식들, 형제를 인신매매하는 잔인한 자식들, 그 모습은 다름 아닌 지렁이 같은 야곱의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누구도 원망할 수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야곱의 마지막 모습은 당당합니다. 하나님께 감사함으로 살아온 147년의 삶을 매조지 합니다. 자식들의 기억에 지렁이같은 야곱 보다는 이스라엘의 모습이 남게 합니다. 자식들로 하여금 어두웠던 시간을 뒤로하고 더 희망찬 시작을 가능하게 합니다.  

 

올 한해를 감사로 매듭 짓는 것은 정말 중요합니다. 특별히 매듭짓기를 하지 않아도 물리적인 시간은 흐르고 새로운 한 해는 열릴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수동적으로 이끌리면 삶 전체가 멋진 패치워크는 될 수 없을 것입니다. 지나온 한해의 시간 속에서도 어김없이 보이지 않는 손으로 역사하셨던 하나님 앞에 감사해야 합니다. 그래야 새로운 한해 동안에도 베푸실 하나님의 은혜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더 멋진 매듭을 희망할 수 있습니다. 감사는 희망의 다른 이름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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