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 칼럼

2022년 1월2일 - 믿는 자의 자의식

JVChurch 2022. 2. 22. 13:42

사무엘 상을 읽을 때마다 참 궁금한 것이 있었습니다. 왕으로 기름 부음 받은 이후 다윗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았을까? 하는 점입니다. 다윗은 왕으로 기름 부음 받은 이후에 도대체 달라진 것이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단 한명의 신하도 없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 왕으로 불러 주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다윗은 여전히 목동이었습니다. 그럴 거면 도대체 왜 사무엘은 다윗에게 왕이라며 기름을 부었을까? 다윗이 모든 권력을 움켜 쥐고 왕으로 등극할 때, 문무백관들과 뭇 백성들이 보는 앞에서 왕으로 기름 붓는 예식을 행하는 것이 훨씬 더 자연스럽고 더 폼 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다윗이 왕으로 기름 부음 받은 이후 적어도 겉으로 달라진 것이 없었지만, 다윗의 자의식은 분명히 달라졌던 것 같습니다. 다윗은 내색하지 않았지만, 내면적으로는 스스로 이스라엘의 왕이라는 생각을 하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양을 치는 목자로 살아도, 목숨을 내놓고 전쟁에 참여해도, 심지어 사울에게 쫓겨 힘겨운 도망자로 살아도 다윗은 자신을 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 모든 과정이 아주 요긴한 제왕의 수업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다윗은 왕자도 아니었고, 제왕이 되는 변변한 수업도 받은 적이 없지만, 이스라엘 역사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단연 최고의 왕이 되었습니다.  

 

기대와는 달리 벌써 3년째 코로나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립니다. 이로 인해 고통 받는 이웃들을 볼 때, 참 마음이 아픕니다. 코로나로 인해 교회가 겪는 폐해도 참 큽니다. 근근히 유지하던 교회가 문을 닫았다는 소식을 들을 때, 안타깝습니다. 제법 큰 교회들도 사정을 묻는 것이 민망할 정도로 상황이 어렵습니다. 이럴 때,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이 믿는 자의 자의식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어려움 속에서 다윗을 더 위대하게 했던 그런 자의식을 갖고 임인년 새해도 더 멋진 하나님의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