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12

참 감사하고 행복한 한 해였습니다.

오늘은 성탄주일이며 금년에 52번째 맞는 송년주일입니다. 한 해를 마무리할 때쯤이면 습관처럼 에벤에셀의 하나님을 생각하게 됩니다. 에벤에셀은 “도움의 돌”이라는 뜻입니다. 블레셋과의 전쟁에서 이스라엘이 승리하는데 그 기념으로 사무엘이 기념비를 세우고 에벤에셀이라 불렀습니다. “여호와께서 여기에 이르기까지 도우셨다”는 뜻입니다. 52번째 주일을 준비하는 지금 지난 51번의 주일이 주마등처럼 스칩니다. 순간순간 보이지 않는 손길로 우리 공동체를 도우셨던 하나님의 사랑이 느껴집니다. 새해에도 하나님은 우리와 임마누엘하시고 에벤에셀하실 것이기 때문에 감사하게 됩니다. 뒤돌아보면 금년 한 해도 참 흔한 말이지만 다사다난했습니다. 금리가 오르고 물가가 폭등하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

목양 칼럼 2022.12.26

2022년 11월20일 - "기억, 감사 그리고 희망" (시편 136:1-11)

1. 여호와께 감사하라 그는 선하시며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2. 신들 중에 뛰어난 하나님께 감사하라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3. 주들 중에 뛰어난 주께 감사하라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4. 홀로 큰 기이한 일들을 행하시는 이에게 감사하라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5. 지혜로 하늘을 지으신 이에게 감사하라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6. 땅을 물 위에 펴신 이에게 감사하라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7. 큰 빛들을 지으신 이에게 감사하라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8. 해로 낮을 주관하게 하신 이에게 감사하라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9. 달과 별들로 밤을 주관하게 하신 이에게 감사하라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10. 애굽의 장자를 치신 이에게 감사하라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11. ..

감사로 매듭짓기

산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 매듭을 만드는 일입니다. 나무가 나이테를 만드는 것처럼 말입니다. 삶의 매듭은 과거를 정리하고 새로운 시작을 하게 합니다. 매듭들이 모아지면 천조각들이 모아져 만들어지는 멋진 패치워크처럼 삶이 풍성해 집니다. 오늘이 추수감사주일이니 금년도 한 달여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올해도 예년처럼 우리 삶에는 참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올해도 다사다난합니다. 이제 한해를 서서히 매조지 할 때입니다. 요즘 저는 야곱이라는 인물을 많이 생각합니다. 야곱이라는 사람이 참 매력적인 것은 그의 마지막 매듭이 참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나이를 묻는 바로 에게 대답할 때 했던 것처럼 야곱은 참 험악한 세월을 보낸 사람입니다. 한이 겹겹이 쌓일만한 삶이었습니다. 라반과 싸우며 치열하게..

목양 칼럼 2022.11.24

나만의 감사를 드립시다

셋째 아이가 어릴 때의 일입니다. 다음 주면 아빠 생일인데 무슨 선물을 받고 싶냐고 물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정색을 하며“네가 무슨 돈이 있다고 아빠 생일 선물을 사느냐?”고 되물었습니다. 그러자 아이는 2불내지 3불 선에서 받고 싶은 선물을 말하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아이는 껌도 좋고 과자도 괜찮다고 했습니다. 둘 중에 하나를 고르라는 의미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조금 생각하다가 “그러면 1회용 면도기 하나를 사달라”고 했습니다. 아이의 마음이 기특해서 그 마음을 받고 싶었습니다. 아이의 마음을 좀 오래 나누어 기억하고 싶었습니다. 저는 그 때 선물로 받은 1회용 면도기를 여행용 가방에 넣고 여행할 때마다 몇 번 아주 요긴하게 사용했습니다. 그 때마다 참 행복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우리는 조수미같은 성악..

목양 칼럼 2022.11.15

2022년 11월 15일 - "바울의 감사" (골로새서 1:3-6)

3. 우리가 너희를 위하여 기도할 때마다 하나님 곧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께 감사하노라 4.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 너희의 믿음과 모든 성도에 대한 사랑을 들었음이요 5. 너희를 위하여 하늘에 쌓아 둔 소망으로 말미암음이니 곧 너희가 전에 복음 진리의 말씀을 들은 것이라 6. 이 복음이 이미 너희에게 이르매 너희가 듣고 참으로 하나님의 은혜를 깨달은 날부터 너희 중에서와 같이 또한 온 천하에서도 열매를 맺어 자라는도다

2022년 11월 6일 - "감사는 성숙함의 표시입니다"

미숙한 사람은 감사할 줄 모릅니다. 있는 것 이미 누리는 것 보다는 남과 비교하여 없는 것에 초점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에 대한 관심과 배려할 여유가 없습니다.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요구합니다.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불평합니다. 그러다가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면 감사하기 보다는 그것을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또 다시 다른 뭔가를 요구합니다. 자신이 원하는대로 되지 않은 현실을 원망하고 자신의 처지를 비관합니다. 그래서 감사라는 말이 참 생소합니다. 눈을 지그시 감고 깊이 감사하며 미소 짓는 일이 없습니다. 늘 불평할 것 밖에 없습니다. 스스로 자신을 늘 손해만 보고 운도 없는 불행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성숙한 사람은 감사할 줄 압니다. 있는 것 이미 누리고 있는 것이 당한 것이 아니라, 얼..

목양 칼럼 2022.11.06

2022년 8월 14일 - 신앙과 미신

신앙과 미신은 비슷해 보이지만 다릅니다. 미신과 신앙의 근본적인 차이는 변화에 있습니다. 신앙은 하나님의 뜻에 자신의 뜻을 맞추어 가는 것이지만, 미신은 자신의 욕심을 신의 힘을 빌어 이루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바른 신앙인은 반드시 변합니다. 결과적으로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게 됩니다. 그러나 미신을 믿는 사람들은 변하지 않습니다. 계속해서 자신의 욕심을 이루려할 뿐입니다. 세상에 대해서는 아예 관심 조차 없습니다. 신앙의 관심은 하나님이고 하나님의 뜻입니다. 그런 관심 속에서 자신을 바라보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하나님에 대한 앎이 늘어나고 그에 비례해서 자신에 대한 이해도 늘어납니다. 자신을 살피며 하나님을 닮아가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바른 신앙에는 반드시 변화가 수반됩니다. 반면..

목양 칼럼 2022.08.15

2022년 8월 4일 - 걸으면서 느끼는 감사

요즘은 더위 때문에 걷는 것이 참 어렵습니다. 그늘을 찾아 걷는데 쉽지 않습니다. 정 어려울 때는 집안에서 걷습니다. 걸으면서 어떤 때는 강의를 듣기도 하고, 음악을 듣기도 합니다. 또 어떤 때는 아무런 생각없이 걷기도 하고,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걷기도 합니다. 그렇게 걷다보면 몸도 땀도 나고 기분 좋게 적당히 피곤기도 느낍니다. 지금까지 걸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 기억은 거의 없었는데 요즘은 걷는 것이 감사거리가 됐습니다. 걸을 때마다 뭔가 살아 있다는 느낌, 내가 가야할 길을 가고 있다는 느낌도 듭니다. 차를 타고 다닐 때는 볼수 없었던 것들이 걸을 때에는 아주 세세한 것까지 눈에 들어 들어옵니다. 사람들의 사는 모습이 대동소이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또 늘 같은 시간에 걷다보니 같은 사람들을 만..

목양 칼럼 2022.08.15

2021년 11월28일 - 감사절에 느끼는 은총

비교적 어릴 때부터 교회에 다녀서 추수감사절은 많이 익숙합니다. 어릴 때 교회에서 추수감사절이면 온갖 과일과 채소로 강단을 장식했고, 예배가 끝나면 손바닥 만한 떡을 하나씩 나눠 주었습니다. 그러다 시간이 흘러 청년 때 다니던 교회에서는 떡 대신 두꺼운 책 만한 카스테라를 하나씩 나눠 주기도 했습니다. 추수의 기억이 좀 희미해질 것 같은 겨울의 초입에 지키는 추수감사절이 좀 생뚱 맞다는 생각은 했지만, 어릴 때 추수감사절의 기억은 참 풍성했습니다. 부자가 된 느낌이었습니다. 중년이 된 요즘 추수감사절을 통해 느끼는 것은 ‘회복의 은총'입니다. 직장이나 학업 때문에 타지에 있는 아이들이 돌아와 같은 식탁에 둘러 앉을 때, 참 기쁩니다. 비로소 완전체가 된 느낌입니다. 초등학교 다닐 때, 부모님의 손에 이끌..

목양 칼럼 2022.02.22

2021년 11월21일 - 감사하지 못하는 이유

헬렌 켈러의 작품 중에 “사흘만 볼 수 있다면"이 있습니다. 이 책에서 헬렌은 3일 동안 볼 수 있는 특권이 주어진다면 무엇을 하며 3일을 보낼 것인지를 상상합니다. 가장 먼저 헬렌은 스승 설리반을 찾아가 선생님의 모습을 마음껏 바라보며 가슴 깊이 새기겠다고 했습니다. 볼 수 없을 때에도 잊혀지지 않고 기억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그 다음에는 산으로 들로 다니며 아름다운 꽃들과 나무들을 보고, 저녁에는 붉은 노을을 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둘째 날은 일출을 보며 하루를 열어 오전에는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을 돌아보고, 오후에는 미술관, 그리고 저녁에는 별이 가득한 밤 하늘을 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마지막 날에는 브로드웨이에서 공연을 보고, 영화도 보고, 도시 한복판으로 나와 쇼윈도에 진열된 아름다운 상품들을 ..

목양 칼럼 2022.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