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 칼럼 180

아듀! 2024년!!

해마다 이맘 때면, 여러 언론에서 금년의 10대 뉴스를 정하여 발표하곤 합니다. 저도 한 해를 보내며 개인적으로 몇 장면이 깊이 각인되었습니다. 지난 7월 무정부상태를 방불케 했던 아이티 사태와 그로 인한 길고 긴 탈출 행렬, 같은 달 도널드 트럼프가 선거 유세 중에 총격으로 귀에 총알이 스치는 부상을 입고도 주먹을 불끈 들어 올린 장면, 또 최근 시리아에서 시민들이 알-아사드 전대통령의 동상을 넘어뜨리고 발로 짓밟는 장면도 스쳐 지나갑니다. 몇 번을 듣고도 믿기지 않았던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은 지금도 전율하게 합니다. 금년에 가장 쓰리고 한탄스러운 일은 두말할 것도 없이 윤석열 대통령이 저지른 비상계엄사태입니다. 느닷업이 뺨을 맞은 것같은 황당함과 갖고 있던 자부심이  송두리채 짓밟히는 ..

목양 칼럼 2024.12.29

성탄을 맞는 마음

성탄을 맞는 마음은 두말할 것도 없이 ‘가난한 마음’ 입니다.  가난한 마음이 아니면 아기로 오신 예수님을 모실 수없을 뿐 아니라, 예수님의 모셔야할 필요 조차 느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가난한 마음은 예수님이 아니면 자신이 결코 온전할 수 없는 존재라는 사실을 아는 것입니다. 아담과 하와 이후에 태어나는 모든 인간 안에는 이기심과 교만이라는 죄성이 있습니다. 이러한 죄성은 모든 인간이 원죄를 갖고 태어난다는 사실을 입증합니다. 인간은 스스로 자신의 죄성을 다스릴 수 없습니다. 그래서 작게는 개인의 삶에, 크게는 국가간의 관계에 반복과 갈등이 끝없이 이어집니다. 그래서 삶에 아픔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평화를 원하지만 죄성을 다스리지 않는 한 평화는 그냥 바램으로만 남을 뿐입니다.   ..

목양 칼럼 2024.12.22

소망, 평화, 기쁨, 사랑 그리고 성탄

가톨릭 성당 안에 들어가면 참 많은 장식들이 있습니다. 예수님을 안고 있는 마리아의 모습은 물론이고 예수님의 열두 제자들의 형상도 새겨져 있기도 합니다. 또 그리스도의 수난과 부활의 모습이 형상화되어 있기도 합니다. 그에 비하면 우리 개신교 예배당은 상징물의 거의 없다 시피합니다. 예배당 가운데 있는 십자가가 전부인 경우도 참 많습니다. 그런데 대강절이 되면 강단에 초를 켜는 교회가 참 많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계실 것 같아 몇 자 적습니다.       대강절 기간에는 모두 다섯개의 초를 준비하는데 세개는 보라색이고 한개는 분홍색이고 마지막 한 개는 흰색입니다. 그리고 촛불은 각기 다른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대강절 첫주에 켜는 초는 기다림의 의미를 담은 소망의 촛불입니다. 예수 ..

목양 칼럼 2024.12.15

존 위클리프를 기억합시다!!

오늘은 성서주일입니다. 오늘 우리가 꼭 기억했으면 하는 인물이 있어 간략하게 소개합니다. 존 위클리프입니다. 그는 14세기를 살았던 영국 사람입니다. 옥스퍼드 대학을 졸업하고 왕실의 관료가 되어 에드워드 3세를 도왔습니다. 그러던 중 교황이 납세문제로 에드워드 3세를 소환했을 때, 사절단 일원으로 왕을 수행했습니다. 교황청에 머물면서 위클리프는 당시 교황과 교회가 성경을 이야기 하지만, 실제로는 성경과 많이 동떨어져 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식하게 됩니다.         그후 귀국한 존 위클리프는 당시 교회가 법으로 금하고 있는 성경번역에 착수합니다. 당시 소수의 사제들만의 전유물이었던 성경을 모든 사람들이 읽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당시 위클리프가 영어로 번역한 성경은 히브리어나 헬라어 원문이..

목양 칼럼 2024.12.08

빈방을 준비합시다!!

30여년전부터 무대에 올려지기 시작해서 성탄절의 상징이 된 연극이 있습니다 .“빈방있습니까?” 라는 연극입니다. 이 연극의 주인공은 덕구라는 좀 모자라는 아이입니다. 덕구가 맡은 대사는 “빈방없습니다”라는 아주 간단한 것이었습니다. 교회에서 성탄 연극을 지도하던 선생님은 대사가 워낙 짧아 충분히 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덕구를 출연시킵니다. 연습할 때 덕구는 그 배역을 훌륭히 소화해 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실제로 연극이 무대에 올려질 때였습니다. 연극에 몰입하던 덕구는 대본에 없는 대사, 해서는 안 되는 대사를 하고 맙니다. “빈방없습니다!” 라는 대사 대신에 “빈방있습니다!” 라고 말해 버린 것입니다. 너무나 안타깝게 빈방을 구하는 요셉과 마리아를 보면서 차마 빈방이 없다고 말할 수 없었던 ..

목양 칼럼 2024.12.03

감사하면 행복합니다

챨스 슐츠라는 유명한 만화가가 있었습니다. 그의 만화 주인공은 스누피라는 개입니다. 그의 작품 중에 ‘스누피의 추수 감사절’이라는 만화가 유명합니다. 내용은 대략 이렇습니다. 추수감사절이 되었는데도 스누피 앞에는 변함없이 개밥이 놓여 있습니다. 개밥을 먹다가 고개를 들어 보니, 푸짐하게 차려진 주인 집 식탁과 온 가족이 함께 식사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순간 스누피는 서글픈 생각이 들어 지붕위로 올라가 하늘을 바라보았습니다. “아! 개팔자 서럽다! 오늘 같은 날도 개밥을 먹어야 하나! 세상 참 불공평하다!” 그렇게 불평하는 중에 전혀 다른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아니지! 나보다 더 불행한 녀석이 있지! 칠면조!! 내가 그 칠면조로 태어났더라면 오늘 죽었을 텐데..” 순간 스누피는 자기가 개로 태어나지 않..

목양 칼럼 2024.11.24

나누는 감사, 배가 되는 유익

“기쁨을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을 나누면 반이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이 함께 나누는 ‘감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느끼는 ‘감사’를 진솔하게 나누면, 유익은 생각 이상으로 큽니다. 다른 사람들의 감사 나눔을 잘 듣다보면, 자신이 감사에 참 둔감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면서 지난 날 많이 받았으면서도 당연하게 여겨 감사하지 못했던 일들이 하나 둘씩 생각날 것입니다. 마땅히 감사해야할 일지만 감사하지 못했던 일들을 소환해서 하나씩 하나님 앞에 감사하다보면, 자신이 하나님으로부터 많은 복을 받은 사람이라는 사실이 깨달아집니다. 또한 하나님이 모두에게 그리고 나에게 얼마나 신실한 분이신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육체를 갖고 있는 인간이 영이신 하나님을 구체적으로 느끼기..

목양 칼럼 2024.11.17

좋은 선택을 위하여

우리는 매일 크고 작은 선택을 하며 삽니다. 선택은 마치 씨앗과 같아서 반드시 열매맺습니다.  좋은 선택은 좋은 열매를 맺고, 나쁜 선택은 나쁜 열매를 맺습니다. 과거에 했던 많은 선택들이 다양한 열매로 나타나 오늘의 나를 규정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과거에 훌륭한 선택으로 인해 그 덕을 보며 살고, 또 어떤 사람들은 나쁜 선택이 빚은 나쁜 열매로 인해 가슴을 치며 삽니다. 과거의 선택이 오늘의 나를 규정하듯, 오늘의 선택은 미래의 나를 만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 내가 무엇을 선택하느냐는 정말 중요합니다.          주어진 동일한 여건에서 감사를 선택할 수 있고, 불평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결과는 확연히 다릅니다. 감사는 옥토에 좋은 씨앗을 심는 것과 같아 결과가 좋습니다. 반복해서 ..

목양 칼럼 2024.11.10

긍정, 감사 그리고 행복

“내 생애 행복한 날은 6일 밖에 없었다" 유럽을 제패한 프랑스의 황제 나폴레옹이 한 말입니다. “내 생애 행복하지 않은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 평생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3중 장애를 안고 살았던 헬렌켈러의 말입니다. 이런 말을 들으면 좀 당황스럽습니다. 의외이기 때문입니다. 말만 들으면 영웅 중의 영웅 나폴레옹보다 헬렌켈러가 더 행복한 삶을 살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나폴레옹보다 헬렌 켈러가 얼마든지 더 행복했을 수 있습니다. 행복은 가진 지위나 물질 혹은 성취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주어진 여건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 보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잘 익은 밤송이를 앞에 두고 속에 있는 탐스럽게 잘 익은 알밤을 보며 미소 짓는 사람도 있고, 겉에 있는..

목양 칼럼 2024.11.03

개혁과 저항

개혁은 어렵습니다. 혁명보다 더 어렵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고사하고 자기 자신 하나 바꾸는 것도 만만치 않습니다. 개혁이 어려운 이유는 저항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다이어트나 금연에 성공하는 경우보다는 실패하는 경우가 월등히 많습니다. 다이어트나 금연을 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길 것이 뻔하기 때문에 굳은 결심을 하고 시작하지만, 실패하는 이유는 저항 때문입니다. 저항을 견디는 것은 불편합니다. 익숙하지 않은 것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결국 결심이 흐지부지 되고 또 다시 원래의 상태로 돌아갑니다. 그러다가 또 다시 굳게 마음 먹고 다시 시도하지만 저항이라는 높은 벽에 좌절하기를 반복합니다.        개혁은 본질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개혁하기 위해서는 본질에서 이탈해 있다는 문제의식이 선행되어야 ..

목양 칼럼 2024.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