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 칼럼 129

Political Correctness

일전에 글을 읽다가 PC라는 말을 몰라 살짝 당황한 적이 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컴퓨터를 말하는 것 같지 않은데 달리 떠오르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찾아보니 Political Correctness의 약자였습니다. 우리 말로 굳이 번역하자면 ‘정치적 올바름'일 텐데 좀 어색합니다. 의미는 편견이 섞인 언어 표현을 쓰지 말자는 것입니다. 이런 PC주의 혹은 PC 운동은 1980년대 다민족 국가인 미국에서 인권운동과 함께 대두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출신이나 성, 인종, 장애, 직업, 종교, 나이등을 기반으로한 언어적 혹은 비언어적 차별을 지양하자는 것입니다. 저는 중학교 때, 처음 영어를 배웠습니다. 그 때 남자에게는 결혼유무와 관계없이 Mr, 여자에게는 결혼 여부에 따라 결혼한 여자에게는 Mrs, ..

목양 칼럼 2023.10.09

염려하지 않고 살 수 있을까요?

내년 3월이면 설교자로 산지 꼭 30년이 됩니다. 신대원 입학과 함께 어린이 설교를 시작해서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그 동안 설교하지 않고 주일을 보낸 때는 다 합해도 일년이 채 안 될 것 같습니다. 2004년 9월 부터 2005년 6월말까지 LA에서 안식년을 보낸 때를 빼고 설교 하지 않은 때는 거의 없습니다. 적지 않은 세월 설교자로 보내고 있지만, 그래도 피하고 싶은 본문이 꽤 있습니다. 오늘의 본문도 그 중에 하나입니다. 본문의 핵심은 ‘염려하지 말라’는 것인데, 참 난감합니다. 고백하건데 설교자인 저도 늘 염려하며 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염려하지 말라고 설득할 수 있을 지 고민입니다. 설교를 준비하면서 염려는 인간에게는 운명같은 것이라는 생각이듭니다. 사람은 살면서 늘 소원하는 바가 있지..

목양 칼럼 2023.10.02

영적인 안목

주변에 옷을 잘 입는 분들이 있습니다. 특별히 고가의 유명 메이커가 아닌데도 잘 맞춰 입어서 단정하면서도 세련되고 참 근사해 보이게 합니다. 옷을 고르고 잘 매치시키는 안목이 있는 분들입니다.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가보면, 같은 그림 앞에서 눈을 떼지 않고 몇 시간씩 서 있는 분들도 있습니다. 헨리 나우웬 같은 사람은 렘브란트가 그린 ‘탕자의 귀향'’이라는 단 한점의 그림을 일주일 동안 매일 전시관 개관시간 부터 문닫을 때까지 보았다고 합니다. 출석체크 하듯 점찍고 지나가는 식으로 그림을 보는 저같은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여간 부러운 것이 아닙니다. 헨리 나우웬은 렘브란트의 그림을 보고 일주일 동안 본 후, ‘탕자의 귀향’이라는 책을 쓰기도 했습니다. 그림을 보는 안목이 있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옷..

목양 칼럼 2023.09.24

우리는 청지기입니다

청지기는 그 위치가 참 특별합니다. 주인에 대해서는 종이지만, 종에 대해서는 주인입니다. 그래서 주인이 청지기를 택할 때, 아주 엄격할 수 밖에 없습니다. 주인을 대신하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청지기는 주인은 아니지만, 주인처럼 주인의 살림에 대해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에 따라 종들에게 일을 맡깁니다. 그래서 청지기는 아무나 할 수없습니다. 상당한 식견과 교양을 갖추고 있어야하고 무엇보다도 신실해야 합니다. 식견을 갖추지 못하면 일을 합당하게 계획하거나 추진할 수 없고, 교양을 갖추지 못하면 종들에게 일을 합당하게 맡길 수 없습니다. 아무리 능력이 출중해도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이라면 그 어떤 주인도 청지기직을 맡기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청지기로 부르셨습니다. 조금만 깊이 생각해 보면 우리 ..

목양 칼럼 2023.09.18

나이는 들지만 늙지 않기

알버트 아인쉬타인이 남긴 말중에 “오래 살게되어도 늙지는 마십시오" 라는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요즘 그 말이 더 묵직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우리시대가 100세 시대로 불릴 뿐 아니라, 삶에서 이미 충분히 체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인슈타인의 말을 곱씹어 보면, 나이드는 것을 막을 수 없지만 얼마든지 늙지 않을 수 있는 있다는 의미로 들립니다. ‘늙었다’는 말은 참 매력없습니다. 호기심도 없고, 하고 싶은 일도 없고, 무엇보다도 배우고자 하는 열망도 없는 상태, 희망도 없는 참 무기력한 모습이 연상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단순히 ‘늙은 사람’ 사람을 가까이 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영화배우 윤여정씨는 후배 배우 연기자들 사이에서 가장 가까이 하고 싶고 배우고 싶어하는 선배로 통한다고 ..

목양 칼럼 2023.09.13

새벽이슬

지난 주에 이어 이번 주중에도 매일 15개씩 새벽묵상을 교회 홈피에 update했습니다. 지금까지 모두 184개를 update 했습니다. 내일 모레면 그 동안 올리지 못했던 분량을 모두 update 하게됩니다. 작업하면서 한번씩 읽어 보고 오타도 수정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새벽묵상에 대한 애착이 더 생겼습니다. 좀 더 많은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생겼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교회 홈페이지를 얼마나 많은 분들이 이용하는 지 궁금해서 살펴보니, 이 글을 쓰고 있는 9월 2일 현재까지 우리교회 홈피를 방문하신 분들의 총 수는 25,858명입니다. 어제(1일)는 86명이 찾아오셨고, 두분이 감사의 댓글을 남기셨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이용하셔서 한편으로는 기쁘기도 하고, 또 ..

목양 칼럼 2023.09.03

낙숫물이 댓돌을 뚫는다

‘낙숫물이 댓돌을 뚫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처마 끝에서 한방울씩 떨어지는 물이 댓돌, 즉 한옥 마루에 앞에 있는 두꺼운 받침돌을 뚫는다는 말입니다. 꾸준함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일깨워 주는 말입니다. 하버드 대학에서 심리학을 가르치는 윌리엄 제임스 교수는 “꾸준함이 비범함을 만든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지난 번 교회에서 목회할 때, 새벽기도회때 마다 성경 한장씩 교우들과 교독하고 짧게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그렇게 매일 매일 하다보니, 성경을 두번 통독했고 성경전체를 두번 설교했습니다. 걸린 기간은 대략 10년 정도였습니다. 우리교회에서는 여건 상 새벽기도회를 할 수 없어서 새벽묵상으로 대신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주 5일 새벽마다 카톡으로 보내드린 묵상의 양이 신구약 성경 전체 1,189장 중 거의..

목양 칼럼 2023.08.28

바나바와 같은 사람

삶에는 수 많은 만남들이 있게 마련입니다. 부모와 자식으로 만나는 천륜도 있고, 의지적인 만남도 있습니다. 오가며 스치듯이 만나는 사람도 있고 오랫동안 이어지는 만남도 있습니다. 기쁨을 남기는 만남도 있고, 아픔을 남기는 만남도 있습니다. 만남은 다양한 이야기와 이미지로 남고 삶에 깊은 영향을 줍니다. 2,000년 기독교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사도라는 바울의 삶에서 바나바를 빼 놓을 수 없습니다. 바나바가 없었다면, 바울은 기독교 역사 아예 등장하지도 못했을 것입니다. 바나바는 구브로 출신이고 레위지파에 속한 사람입니다. 그의 히브리식 이름은 요셉입니다. 그런데 그는 늘 요셉이라는 이름 대신 ‘바나바’라는 별명으로 불렸습니다. 바나바라는 이름의 뜻은 ‘위로의 아들'입니다. ‘위로'라는 말의 사전적 의미는..

목양 칼럼 2023.08.22

기도를 통해 얻는 것

제가 한국에서 부목사로 사역하던 교회에는 중보기도팀이 있었습니다. 이 사역을 위해 교회에 붙어 있는 2층 집을 매입해서 사역에 맞게 리모델링을 했습니다. 세 개의 기도 방에서 아침 6시부터 밤 10시까지 한 시간 단위로 사람들이 바뀌며 중보기도가 이어졌습니다. 기도 요청서는 늘 수북했습니다. 질병, 건강, 자녀문제, 금전문제, 부부간의 갈등, 경제적인 어려움, 직장에서의 문제등등 일상에서 경험하는 많은 문제들이 중보기도제목의 대부분이었습니다. 일년에 두번 중보기도에 대한 보고회가 있었는데, 정말 기적 같은 일들이 많았습니다. 무려 5번이나 낙태를 했던 분이 기적같이 새 생명을 얻었다는 보고도 있고, 암으로 모든 것을 포기했던 사람이 완쾌되었다는 소식도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교우들은 환호했고, 중보기도..

목양 칼럼 2023.08.22

자신과 화해하기

저는 어릴 때, 어머니로부터 “모든 것은 다 때가 있다"는 말씀을 많이 들었습니다. 주로 제가 공부를 하지 않을 때, 핀잔하시며 하신 말씀이었습니다. 그리고 제 결혼이 좀 늦어지자 같은 말씀을 걱정을 섞어 하셨습니다. “공부할 때는 공부하고, 취업할 때는 취업을 하고, 결혼할 때는 결혼해야 삶이 무난한데, 그러지 않아 당신 마음이 불편하다”는 뜻이었습니다. 나중에 심리학 과목을 수강하며 그것이 심리학 용어로는 ‘발달과업'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발달과업이라는 것은 어떤 특정 생애 주기에 있는 사람이 그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사회가 요구하는 과업을 말합니다. 독일의 발달심리학자 에릭 에릭슨은 노년기의 발달과업으로 ‘자아통합’을 제시합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되돌아 보면서 “나는 최선을 다했어 그래 이만..

목양 칼럼 2023.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