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 칼럼 177

교만은 잘 다스려져야 합니다!

어거스틴이 어느 날 제자들에게 이런 질문을 받았습니다. 선생님 그리스도인의 최고의 덕은 무엇입니까? 어거스틴은 첫번째는 겸손이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제자들은 그러면 둘째는 무엇입니까? 라고 또 물었습니다. 어거스틴은 둘째도 겸손이다 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럼 셋째는 무엇입니까? 라고 연이어 묻자, 셋째도 겸손이다 라고 같은 대답했습니다. 그러면 겸손의 반대는 무엇입니까? 라고 제자들이 되묻자, “겸손의 반대는 교만이다" 라고 어거스틴이 대답했습니다. “선생님 그러면 교만은 무엇입니까?”라고 또 묻자 “교만은 자기가 지극히 겸손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라고 어거스틴은 대답했다고 합니다.          교만은 이기심과 함께 대표적인 죄의 속성입니다. 아담과 하와 이후에 태어나는 모든 인간은 예외없이 교만..

목양 칼럼 2024.09.29

반응하는 사람, 응답하는 사람

반응하며 사는 사람이 있고, 응답하며 사는 사람이 있습니다. 반응하며 사는 사람은 좋으면 좋다고 하고, 싫으면 싫다고 합니다. 성공하면 교만하고 실패하면 비굴합니다. 아프면 아프다고 원망하고, 나으면 나았다고 안도합니다.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이 분명합니다. 반응하며 사는 사람의 관심은 자신 뿐이어서 자신에게 유익이 되면 좋아하고 손해가 되면 싫어합니다. 실패나 고통의 상황을 단순히 싫은 것 나쁜 것으로 취급해 스트레스만 받을 뿐, 그런 상황을 통해 자신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반응하며 사는 사람들은 실패나 고통을 통해 소중한 삶의 교훈을 얻기 어렵습니다.       반면에 응답하며 사는 사람들은 좋고 싫음에 대한 표현이 좀 늦습니다. 주어진 여건에 따라 감정의 기복도 크지..

목양 칼럼 2024.09.21

도미 20년!

지난 번 고국 방문 중에 있었던 일입니다. 인천외국인출입국사무소에 갈 일이 있어 갔다가 일을 보고 화장실이 가고 싶었습니다. “화장실은 어디지?” 라고 혼잣말을 하며 두리번 거렸는데, 그 말을 어떻게 들었는지 몽골이나 중국 사람으로 보이는 한 여자분이 손으로 가리키며 “남자 화장실은 저기!”라고 서툰 한국어로 말했습니다. 저도 모르게 그 분에게 시선이 갔습니다. 한국 사람처럼 세련되지 못하고 투박한 모습이었습니다. 결례가 될까봐 계속 보지는 못했는데, 그 여자분의 모습이 오래 마음에 남습니다. 그 분의 모습에서 이 미국 땅에서 살아가는 제 모습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낯선 땅에서 사는 것이 녹록치 않을 텐데, 부디 건강하고 행복하셨으면 하는 바램이 저도 모르게 생겼습니다.         한국에서 친지들을 ..

목양 칼럼 2024.09.16

세상에 다 좋은 것은 없습니다

이번에 싱가포르를 여행하면서 참 많이 놀랐습니다. 싱가포르가 생각보다 좋았기 때문입니다. 도시 전체가 잘 꾸며진 테마 파크 같은 이런 명품 도시가 세상에 또 있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그 중에 싱가폴 창이 국제공항이 압권이었습니다. 개인 휴대폰을 이용해서 단 몇 초만에  출입국 심사를 끝내는 최첨단 시스템,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 모으기에 충분한 볼거리와 먹거리, 거기다 세심하게 가꾸어진 실내 식물원이나 정원으로도 손색이 없을 실내까지 그야말로 최고였습니다. 규모나 항공기 운항 편수에서 아시아를 넘어 세계 허브공항으로 손색이 없어 보였습니다. 게다가 전 세계에서 가장 물동량이 많다는 항구, 그리고 세계 유수기업이 진출해 있는 산업과 금융 단지 그 모든 것이 그 작은 도시 국가에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

목양 칼럼 2024.09.08

나쁜 생각, 좋은 생각

나쁜 생각은 마음을 불편하게 합니다. 본래 사람의 마음은 정직해서 나쁜 생각과 좋은 생각을 금방 구분합니다. 그래서 정직한 마음은 나쁜 생각을 밀어내려고 하지만, 사람의 욕심은 그럴 듯한 미끼를 갖고 접근하는 나쁜 생각을 쉽게 물리치지 못하게 합니다. 그래서 마치 물과 기름과도 같은 나쁜 생각과 정직한 마음이 공존하다보니 괴롭고, 그 불편함을 내색하지 않고 참다보니 결국에는 마음이 황폐해 집니다. 그리고 나쁜 생각이 마음에 자리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반드시 그 나쁜 생각은 나쁜 행동으로 옮겨집니다. 나쁜 생각이 낳은 행동은 우선 당장은 유익이 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시간이 가면서 여지없이 본 모습을 드러냅니다.        반면에 좋은 생각은 마음에 아무런 마찰도 일으키지 않고, 편안하게 합니다. ..

목양 칼럼 2024.08.11

성공과 성장

“성공하려하지 말고 매 순간 성장하라" 이 말은 한국 최초의 메이저 리거 박찬호 씨가 수년 전  USC(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한국학 연구소 초청강의에서 한 말입니다. 그 짧은 말이 마음에 오래 남는 이유는 야구인 박찬호의 성공비결 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때문입니다.       박찬호 선수는 모든 야구인들의 꿈의 무대로 불리는 메이저 리그에서 통산 124승을 거둬 일본의 노모 히데오 선수의 123승을 기록을 깨고 동양인 최다승 투수가 되었습니다. 그 대단한 기록을 세우던 그 역사적인 밤에 기뻐서가 아니라, 하도 어이가 없고 허망해서 박찬호 선수는 호텔에서  펑펑 울었다고 합니다. 남몰래 흘렸던 눈물과 땀, 그 결과로 대 기록을 수립했는데, 막상 기록을 세우고 나니 ..

목양 칼럼 2024.08.04

왕관은 물려 줄 수 있어도 권력은 물려 줄 수 없다!!

눈에 보이는 크고 화려한 왕관은 물려 줄 수 있어도 권력을 물려 줄 수 없다는 사실을 루이 14세와 루이 16세의 경우를 통해 봅니다. 루이 14세는 프랑스 브루봉 왕조의 세번째 왕인데, 할아버지 앙리 4세와 함께 프랑스 왕 중에서 유이하게 대왕의 칭호를 받았던 인물입니다. 루이 14세, 15세, 16세로 이어진 것은 화려한 왕관이었지 권력은 아니었다는 사실을 루이 16세가 증명했습니다.       프랑스가 자랑하는 베르사이유 궁전은 ‘짐이 곧 국가다’ 라는 말을 스스럼없이 하고 스스로를 ‘태양의 황제'라고 칭했던 루이 14세가 지은 건물로 그가 가졌던 절대 권력의 상징이었습니다. 루이 14세의 절대 권력은 루이 15세와 16세로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루이 16세는 할아버지 루이 14세가 세상을 떠난 지..

목양 칼럼 2024.07.28

한 여름에 생각하는 우화

여름이 한창입니다. 여름은 ‘열음’ 즉 ‘열다’의 명사형에서 온 말입니다. 즉 여름은 한창 열매를 맺는 계절이라는 뜻입니다. 이 뜨거운 여름이 지나 가을이 되면 자연은 저마다의 맺은 열매를 내놓습니다. 이 여름에 생각나는 우화가 있어 함께 나눕니다.        일하기 싫어하는 청년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사탄이 찾아와 내기를 제안했습니다. 앞에 놓여 있는 열개의 잔 가운데 하나에는 독약이 들어 있고 나머지 잔에는 음료수가 담겨 있는데, 독약을 마시면 죽지만 음료수를 선택하면 많은 돈을 주겠다고 제안합니다. 두려움에 주저하던 청년은 유혹에 이끌려 내기에 응합니다. 첫번째 내기에서는 다행히도 음료수를 택하여 많은 돈을 받았습니다. 기뻐서 어쩔 줄을 모르며 돌아가는 청년에게 사탄은 ‘언제라도 내기를 하고 싶..

목양 칼럼 2024.07.21

형식보다 내용

한국에서 시골 길을 지나가다 참 재미난 광경을 목격한 적이 있었습니다. 가을철 논 가운데 세워둔 허수아비의 머리와 어깨 위를 참새들이 오가며 노는 것이었습니다. 멀리서 보면 허수아비는 영낙없는 사람었습니다. 머리에 씌어진 밀짚 모자에 코와 입모양이 선명한 얼굴 게다가 실제 옷까지 걸쳤습니다. 처음에 새들은 겉모습만 보고 두려워하며 피했지만, 곧 허수아비는 사람도 아니고 자신들을 쫓을 능력도 없다는 것을 금새 알아채고는 아예 그 위에 터를 잡고 놀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요즘 포트리 주변에 몇 군데 조화를 세워 놓은 것이 눈에 띕니다. 화려해 보이기는 하지만, 생화와는 다르게 주변과 잘 어울리지 않고 뭔가 좀 생뚱 맞아 보입니다. 자연스럽지 않습니다.               복음서에 보면, 예수님께서 바리..

목양 칼럼 2024.07.15

결혼의 중요성

이번 주일 설교는 결혼에 대한 바울 사도의 권면입니다. 2,000년 전 고린도라는 특수 상황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주는 바울 사도의 맞춤형 권면입니다. 그래서 창세기에서 나오는 결혼관과 좀 차이가 있습니다. 설교를 준비하면서 결혼에 대해 한마디 보태고 싶었습니다. 기왕이면 창세기에 나오는 결혼관이나 결혼에 대한 바울의 권면과 충돌하지 않고 금상첨화였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저의 짧은 식견과 안목에서 나오는 어설푼 몇 마디보다는 좀 더 권위 있고 누구나 수긍할만한 보편성을 갖는 말이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이라는 책에 나오는 모리 선생님의 말이 생각났습니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이라는 책은 미국과 한국에서 수백만권이 팔린 베스트셀러입니다. 죽..

목양 칼럼 2024.07.07